고뇌하는 공주 '덕혜' vs 인간 '덕혜'
배우 손예진이 출연하고, <8월의 크리스마스>로 유명한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덕혜옹주>는 1919년, 일제강점기 고종 즉위한 때로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에 대한 캐릭터와 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액자식 구성을 취하며 1960년대 장한이라는 인물이 일본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황족들을 찾아 떠나며 시작합니다. 1919년 왕실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었던 덕혜의 사진을 통해 그 당시로 시대를 넘어가면서 과거와 설정된 현재를 넘나들면서 두 시간대를 가진 서사로 전개됩니다.
덕혜옹주라는 캐릭터의 목표는 황실 사람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국민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어머니를 지킬 것 인가라는 두 가지 갈등을 가지며 공인으로서 '덕혜'와 인간으로서 '덕혜' 두 캐릭터에서 갈등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일본에서 지내던 덕혜는 친일 연설을 하라는 명령에 병든 엄마의 딸로 조선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연설을 하지 않아 황녀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들에서 인물이 잘 그려졌습니다. 덕혜옹주는 일본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덕혜의 선택으로 인해 덕혜가 하려고 하는 일들이 어렵게 되지만, 나중에는 덕혜의 목표는 이뤄지고 조선으로 들어가는 꿈을 이루게 됩니다.
덕혜라는 인물은 단순히 엄마가 보고 싶어 조선으로 돌아가고 싶은 인물이었는데, 그녀에게 유일한 힘이 되어준 복순이를 조선으로 보내라는 명령과 덕혜가 유일하게 의지하는 인물을 떼어 놓음으로써 인물을 변화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 되었다. 또한 더욱 떠날 의지를 만들어주었고, 어머니의 죽음은 상하이로 떠나야겠다는 행동으로까지 발전시켜 줍니다.
덕혜와 장한은 고종이 덕혜가 어릴 때부터 둘을 맺어주게 해주고 싶은 관계였습니다. 그러나 장한은 고종의 부탁을 거절합니다. 그러나 나중에 어른이 되어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처음에는 일본군인으로 변해있는 장한을 오해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오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광복군으로 활동하는 장한과 현재 일본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조선인이 받는 대우들을 알게 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덕혜와 장한의 로맨스 라인을 집어넣어, 나중에 장한이 덕혜옹주를 찾도록 만들었고, 장한은 마지막에 덕혜에게 자신의 희망이 되어주었다는 말을 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완성합니다.
덕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덕혜는 일본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조선으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조선으로부터 입국 거부를 당합니다. 황실복원을 우려한 이승만이 황족들을 조선으로 들이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거부당한 덕혜는 미쳐버리고, 결혼한 일본인과 이혼을 하며 딸은 둘의 이혼 후에 자살을 합니다.
미쳐 버린 덕혜를 연기하는 손예진이 연기를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만큼 덕혜는 조선 땅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을 바라지 않던 인물인데 조선에서 자신을 거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으로 미쳐버리게 되었다는 설정은 애절한 감정을 자아냅니다.
덕혜는 다시 한국으로 데리고 오는 과정이 참 너무 쉽게 이뤄진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장한의 발언으로 그동안 그렇게 어렵고 힘들었던 일이 바로 이루어집니다. 마치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하기에 늙어버린 덕혜옹주를 찾아야 하기에 그리고 잘못된 역사를 다시 새롭게 정리하기 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덕혜옹주는 한국으로 돌아왔고, 경복궁의 시간이 멈춰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고종과 어머니가 수고했다고 쓰다듬는 장면이 인위적인 환상으로 위로를 전합니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동화 같은 마무리를 원한 것 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인위적이라는 느낌과 아쉬움을 받았습니다.
덕혜옹주라는 한 인물의 연대기를 통해 일제강점기를 담아내려 했던 것이 과연 적절했던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었지만, 이것을 과연 역사를 근거로 한 무엇이라고 봐야 하는지 아니면 역사는 배경으로만 보고, 결국 어떤 한 여자의 인물 중심의 이야기로 봐야 하는지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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