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인 가구에 쓰레기 집이 늘고 있다_그것이 알고 싶다(240511)

'쓰레기 집' 더 이상 노인 문제가 아니다

쓰레기 집에서 혼자 사는 젊은이들의 음지를 집중 조명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했습니다. 지난 11일 '나 혼자 쓰레기 집에 산다' 2024 젊은이의 음지 보고서에서 혼자 살고 있는 청춘들의 쓰레기 집을 추적했습니다. 강박적으로 수집하는 저장 강박증은 노인들에게 일어나는 일이었습니다. 일명 '쓰레기 집'이라고 불렸습니다. 

 

출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경기도 안산에서 지난 12월 할아버지 혼자 사는 집에 썩은 냄새가 진동해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현관문을 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쓰레기가 천장까지 쌓여 있었다고 합니다. 특수청소업체 관계자들이 투입되어 쌓여있는 쓰레기를 반쯤 치우자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쓰레기 더미 안에서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쌓아 올리기에 짓눌려 사망한 것입니다. 그 집에서 처리된 쓰레기는 무려 10톤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일부 노인들에게 발견되던 '저장장애'로 인한 쓰레기집이 20대~30대 청년 1인 가구들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수청소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청소 의뢰인이 대부분 원룸에 사는 1인 가구로 20대~30대 청년들이며 90%는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의사, 변호사, PD, 교사 등 일반적으로 괜찮은 직업군의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집 밖에서는 정리도 잘하고 일상생활도 잘하는 젊은 청년들이 집에서는 청소도 하지 않고 쓰레기 더미에서 살아가고 있다니 놀라운 사실입니다. 

 

청년 1인 가구 쓰레기 집 늘어가는 이유

출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쓰레기 집에 살고 있는 30대 여성은 사람이 집에 찾아와서 문 열어야 하는 상황이 제일 무섭다고 말했습니다. 4년간 쌓인 쓰레기들은 무기력으로 인해 한 곳에 계속 누워있다 보니 생긴 결과물이라고 전했습니다. 여성의 집 입구부터 빼곡한 택배상자로 안으로 진입이 어렵습니다. 안방은 배달 음식 용기가 점령한 상태입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쓰레기 집은 아니었습니다. 이사 와서 처음에는 음식도 만들어 먹고 지인들도 초대하는 생활을 했습니다. 4년 전 겪은 일로 사회생활도 어려워지고 생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대부분을 집에서 지내게 되고, 쓰레기 집이 되어가면서 계속 누워있게 되었습니다. 여성에게는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노년층의 저장장애는 물건들을 지나치게 모아 쓰레기가 되는데 청년들의 쓰레기 집은 애초부터 진짜 쓰레기를 쌓아지는 구조를 가졌습니다. 집 밖에서는 정상적으로 활동하지만, 집에서는 정작 쓰레기로 채우고 있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이 닫힌 문 너머 쓰레기 성벽을 쌓아가는 이유는 사회에서 겪게 된 좋지 않은 경험들이었습니다.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면서 우울증과 무기력에 빠지기도 했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과 상실로 인해 정리하지 못하고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청소만으로도 저장장애는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며 근본적인 치료가 시급하다고 합니다.

 

30대 1인 가구로 살면서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나도 모르는 순간 쓰레기 집이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1인 가구로 살고, 소통하거나 아니면 나라에서 관리하는 사람도 없다 보니 더욱더 고립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SNS의 발달과 배달이 발달하면서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었고,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생겨났습니다. 청년들을 위한 우울과 무기력을 이겨낼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많이 생겨나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