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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심플라이프/1일 1개 버리기

버리기 7일 차 버리기 힘들 때는 물건을 숨겨 놓기 (미니 백)

크기도 작고 손에 착착 붙는 그런 가방 있잖아요. 그래서 산책하러 갈 때나 장 보러 갈 때나 가벼운 약속에서 매번 들고 갔던 가방이 있는데 아주 잘 들고 다니던 가방이 자꾸 더러워져서 버릴지 고민하다 꼬질꼬질한 상태로 계속 들고 다녔습니다. 근데 더 이상 못 봐주겠어서 버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버리기 프로젝트 7일 차 '미니백' 버리기 완료!!

 

버리기 7일 차 '미니백'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건을 보게 되면 그것을 가지고 싶은 마음, 욕심이 생긴다는 한자 성어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정말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한 물건도 아닌데 사야만 할 것 같은 욕구를 느껴보신 적 있지요? 그러다 구매하면 집에 똑같은 물건이 있거나 아니면 생각보다 필요한 물건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물병, 지갑, 핸드폰을 들고 다니기 좋은 크기에 가벼웠던 미니 토트백을 잘 들고 다녔습니다. 완전하게 마음에 드는 가방은 아니지만 아무 생각 없이 들고 밖으로 나갈 때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쓰다 보니 색깔이 아이보리라서 계속 때가 타고, 빨아도 다시 원래의 색으로는 돌아오지 않더라고요.

 

너무 애착하며 잘 들고 다녔지만, 너무 낡아서 버려야 하는데 계속 들고 다녔습니다. 버리기가 너무 힘들어지더라고요. 계속 보이니까 애착이 생기고, 애착이 생기니 버리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가방이 이것만 있는 것도 아니고 대체할 물건들이 있음에도 계속 이것만 들게 되더라고요.

 

약간 한번 물건에 꽂히면 하나만 계속 사용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계속 쓰다 보니 계속 낡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묘수를 낸 것이 보이지 않는 곳에 물건을 놓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요? 거의 찾은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

 

신기하게 가방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 다른 가방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저게 계속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했던 실험인데 절대 아니었습니다. 미니 백이 안 보이니 어디에 있던 건지 기억도 나지 않았고, 다른 가방을 쓰면서 크게 불편함도 느끼지 않았습니다. 신기해라. 

 

아무래도 이 물건은 저에게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니었나 봅니다. 만약에 이 물건이 꼭 필요하고 중요했다면 매번 나갈 때 이 가방이 생각나도 찾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초반에 1번에서 2번 정도 찾다가 이후에는 한 번도 찾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건 내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쓰레기통에 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쓰레기 봉지에 버리려고 하니까 아까워지더라고요. 이게 견물생심인가. 엄청 좋은 가방도 아니고 만 원인가 주고서 싸게 산 걸로 기억하거든요. 근데 이걸 버리기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또 고민하다가 안 할 거라는 생각과 이미 가진 에코백과 가방들을 생각하며 버렸습니다. 

 

쓰레기통에 버리고 나니 또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필요 없는 물건이 확실합니다. 저처럼 물건을 버리기 힘드시다면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버리기 힘들 때는 보이지 않는 곳이나 물건을 상자 속에  숨겨 놓아 보세요. 숨겨둔 물건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 물건은 버려도 되는 물건입니다. 중요한 물건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매일 써야 하는 물건이나 좋아하는 물건을 이렇게 잊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이렇게 차근차근 하루에 하나씩 버려 나가면서 내 삶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은 좋은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버리기 어려운 물건들이 있잖아요. 저는 책인 것 같아요. 아직 읽지 않은 책도 있고, 한 번 읽고 다시 읽지 않는 책들도 있습니다. 

 

언젠가는 책의 수도 줄이고 싶은 게 목표이기는 합니다. 가장 먼저 쉽게 버릴 수 있는 쓰레기부터 버리기를 시작해서 다음은 가지고 있지만 쓰지 않는 물건까지 버리며 심플한 삶을 유지하고, 공간이 숨 쉬게 하는 인생을 살고 싶어 노력하는 중입니다. 다음에도 버릴 거 없는지 어슬렁거려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