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하다가 그릇이 깨진 경험을 해보신 적 있나요? 저는 요즘 종종 겪고 있습니다. 꼭 유리가 깨지지 않더라도 컵에 물 마시는 부분에 이가 나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무지 내열 유리 유리병이 설거지 중에 도자기 그릇과 부딪쳐서 깨져 버렸습니다. 아까워서 가지고 있다가 버리기 11일 차 '내열 유리 물병'을 버렸습니다. 버리기 완료!!
설거지 잘하다가 밑동에서 와장창 깨져서 결국 균열은 순식간에 타고 올라가더니 도저히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리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일명 쓰레기입니다. 보리차, 결명자차를 뜨겁게 여기다 우려먹었는데 너무 아까웠습니다. 원체 너무 얇으니까 최대한 설거질 할 때도 살살했는데. 이게 이렇게까지 연약할 줄이야. 엉엉 울었네요.
이 제품은 무인양품에 1L짜리 제품이고, 700ml짜리도 있거든요. 엔화가 싸져서 그런지 요즘 무인양품 제품이 가격이 점점 내려가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큰맘 먹고 샀는데 이렇게 깨지면 다시 사고 싶은 의욕이 사라진단 말이죠. 그냥 작은 거나 사고, 그것도 깨지면 1L짜리로 살까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왼쪽 모서리 쪽이 깨져서 균열이 일어났고, 스티커 붙여진 쪽은 고정되어서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이걸 완전히 깨서 잘게 버려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버려도 되는 건지 엄청나게 고민하다가. 저건 재활용도 애매하고, 결국 쓰레기 행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신문지에 넣어버릴지 고민하다가, 뽁뽁이를 선택했습니다. 혹시 깨진 유리에 누군가 다치기라도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완전 꽁꽁 싸매서 버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아까워 아까워" 그래도 소용을 완전히 잃어버린 물건이니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집에 버리지 못하고, 아니면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몰라서 그냥 방치하거나 숨겨놓았던 물건을 차근차근 꺼낸 지 벌써 11일 차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버려야 하는 물건들도 많고, 엄두도 내지 못한 물건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무언가 하나씩 버리고 비우는 과정들을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필요 없는 시원하고 개운한 마음이 들어서 좋네요.
한번 물건을 정리하고 버리려고 하면 엄두가 안 나서 그냥 포기하게 되는데 이렇게 1일 1개 버리기를 실천하면서 조금은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잘 쓰던 물건들도 순식간에 쓰레기가 되어 버리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된 거 없이 살아보자는 생각도 드네요.
이 물병이 없다고 물을 못 먹는 것도 아니고, 다른 것들도 있으니까. 필요와 쓸모가 중복되는 물건들도 있으니까 그런 것들도 다시금 찾아보고, 언젠가는 물건 목록까지 만들어 내가 가진 물건이 무엇이 있고 필요 없는 물건과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도 재정비하고 싶습니다.
물건들을 정리하다 보면 지나온 삶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마치 나의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좋아했던 것들이 지금은 꼭 좋지만은 않습니다. 취향은 계속 변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더 좋은 것이나 좋던 것도 싫증이 나기도 합니다. 현재에 집중하며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집중해 보려고 합니다.
언제나 내게 없는 것들을 가지려고 안절부절못하며 살았습니다. 정작 내가 가진 것들도 많은데 돌보지 않고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내가 가진 물건들을 잘 사용하는 훈련을 해보렵니다. 그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라니까요. 물건이 많으면 물건을 관리하는 시간으로 시간을 허비하게 됩니다.
간단하고 심플한 생활을 통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아요. 저에게 가장 필요한 작업입니다. 11개를 버렸으니 하나 더 추가해서 12개 기록도 남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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